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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소설
지은이 : 히가시노 게이고
옮긴이 : 양윤옥


책 표지만 보고 사 두었던 책이었으나, 서점에서 포장해 준 그대로 구석에 고이 놓여있던 책이었다. 출장을 준비하면서 여행 가방 옆에 둔 책을 발견했고, 아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라는 사실을 그제야 알았다. 내가 좋아했던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의 원작이 되는 소설을 쓴 작가라는 사실 또한 아내를 통해 알게 되었다.

애당초 작가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않는다. 읽었던 책이 누구의 작품인지 모를 때가 많다. 작가를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다. '특정 작가의 책을 모두 다 읽어보자'라던가 '어느 작가의 어느 작품을 읽어보는 건 어때?'라는 추천을 받았을 경우 등은 작가의 이름이 기억에 남는다.

반대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경우는 아내가 좋아하는 작가라고 했다. 그래서 작가의 이름은 기억하지만 반대로 작품과의 연관 관계는 몰랐다.


연애시절, 아내가 나와 영화 보는 것을 이따금 즐거워하지 않는 것은 때때로 함께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즐기자는 마음의 데이트를 마치고는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기분 나빠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는 보고 나서 즐거움은 별도로 그대로 두고 작품 속에서 작가가,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생각하거나 특정 한 장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것을 두고 깊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작가를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이유이다. 특정 작가의 작품을 피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서점에 가서 아무렇게나 손에 잡히는 책을 그냥 사 온다. 그리고 그제야 책 제목을 보게 된다. 보통은 책을 그렇게 구매한다.


두께가 조금은 두껍다. 해외 출장 중 주말이 다가오도록 한 장도 읽지 않았다. 독서보다 가볍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은 세상을 살고 있기 때문이리라. 토요일(16 Sep. 2017) 밤 읽기 시작한 책은 낮의 피곤으로 잠시 졸아 책이 얼굴에 떨어지기까지 계속 읽었다. 어느새 반절을 다 읽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시 읽기 시작해서 금세 마지막 페이지를 만났다.

너무 잘 읽혀서 신기했다. 재미있었다. 반 쯤 읽었을 때에는 '작가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그래서 상담자 중에는 답장을 받은 뒤에 다시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 답장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이지." p.167

평소의 생각과 닮아 신기했다. 앞일을 고려할 때, 내면으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선택해야 하는 선택지를 알고 있지만, 맘에 들지 않아 다른 선택지를 선택해야 하는 데, 다른 선택지 또한 적절하지 않을 때 고민이라는 것을 깊이 시작하는 것 같다. 요즘 앞날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고, 동시에 선택해야 하는 선택지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이때 자기 생각이 자기 생각을 혼내는 상황에 직면했다.

책은 재미는 있었지만 감춘 속을 들켜버린 느낌이랄까? 그래서 재미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손이 가지 않을 것만 같다. 역시 작가의 이름을 알아버려서 손해를 본 것 같은 기분이랄까?



e.riny

e.riny

I know what I know not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