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ye, halcyon days...

신경 끄기의 기술

신경 끄기의 기술

지은이 : 마크 맨슨
옮긴이 : 한재호


자기 개발서 읽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참 쓸모 없는 책이 아닌가 싶어서다. 사람으로 하여금 용기를 주는 것 같으면서도 '이것이 부족하다. 저것이 부족하다. 이것을 채워라. 저것을 채워라'의 반복으로 부족함을 느끼게한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레 감정도 생각도 성숙해질 것이라 생각했으나 사람이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점점 크게 느끼는 중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 눈길이 갔다.


오늘날 우리는 전염성 정신병을 앓고 있다. 한 번 걸리면 삶이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이 병에 걸리면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조금 실패해도 괜찮다는 사실을 절대 깨닫지 못한다. 한 번 넘어지면 일어나지 못할 거라고 믿고 만다. 무슨 헛소리인가 싶겠지만 단언컨대 이것은 생사가 걸린 중요한 문제다. p.10

정말 한 번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까? 싶다. 이미 정신병을 앓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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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기본 개념 중에 '기회비용'이라는 게 있다. 기회비용은 본질적으로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은, 그게 무엇이든 간에 간접적으로라도 비용이 든다는 걸 의미한다. 우리는 특별한 일을 해서 부자가 된 사람들을 찬양한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일'은 보통 극도로 높은 기회비용을 요구하는 법이다. p.11

내 삶이 '특별한 일'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극도로 높은 기회비용을 요구받은 중이라고 반복적으로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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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코스키는 한평생 자신이 생겨 먹은 대로 살았다. 그의 천재성은 엄청난 역겨을 극복했다거나 출세해서 당대의 문호가 되었다는 점에 있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중략) 부코스키가 성공한 진짜 이유는 자신의 실패에 초연했기 때문이다. 그는 성공 따위에는 신경을 끄고 살았다. p.19

실패에 초연하기가 쉬운 가? 정말 어려운 일 아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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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분이 나빠서 기분이 나빠진다. 죄책감을 느껴서 죄책감을 느낀다. 화가 나서 화를 낸다. 불안해서 불안해진다. 대체 왜 이러는 거지? 그래서 우리에겐 신경 끄기가 필수다. p.24

현재 우리가 직면한 대부분의 위기는 과거와 달리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실족적이고 정신적인 것이다. 물질과 기회가 너무나 많다 보니, 우리는 정작 어디에 신경을 쓸지 갈피를 못 잡는다. p.25

대 부분의 사람들은 신경 끄기라는 말이, 어떤 일이 있어도 태연하고 무심한 태도, 즉 폭풍이 닥쳐도 견뎌내는 고요한 자세 따위라고 생각한다. p.30

신경 끄기는 무심함이 아니다.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p.31

알게 모르게, 우리는 항상 신경 쓸 무언가를 선택한다. p.35

아무 것에도 신경쓰지 않는 삶은 없다. 그것이 자신에게 좋던 싫던 간에 무언가를 신경쓰고 살아 간다. 그리고 그렇게 신경을 쓰고 있는 항목들은 자신과 또는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무언가와 관계가 있다. 이때 관계를 끊어내고 다름을 받아들이면서 가볍게 신경 쓸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을 까? 이것이야말로 정말 어려운 요구가 아닌 가 싶다.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대안이 결코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다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이고, 나에게 '넌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야, 넌 부족한 사람이야' 라고 이야기 하는 듯 하다. 그러나 저자는 '인간은 본성상 과도하게 신경을 쓰게 돼 있다.' 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니 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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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 경험이 쌓여 가면서 (중략) 사람들은 내 일거수일투족 따위엔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것들에 집착하기를 그만둔다. p.35

기본적으로 우리는 '기꺼이 신경을 쓸 대상'을 좀 더 꼼꼼히 고르게 된다. 이게 바로 성숙이다. 가끔은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 사람은 진짜로 가치 있는 것에만 신경 쓰는 법을 배울 때 성숙해진다. p.36

성숙하다는 것은 다름은 받아들이는 것이고, 다름을 받아들임으로써 신경 쓸 대상을 제외하고 삶이 보다 가벼워진다고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넌 성숙하지 않았다.'라는 말이 들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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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결정하는 질문은 '나는 무엇을 즐기고 싶은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다. 행복으로 가는 길에는 똥 덩어리와 치욕이 널려 있다. p.43

우리가 고통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고통이 생물학적으로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중략) 다소 불만과 불안을 느끼는 생명체가 혁신과 생존에 가장 열심이기 때문이다. (중략) 우리가 느끼는 아픔과 괴로움은 인간 진화의 '오류'가 아니라 '특징'이다. p.45

부정적 감정은 행동하라는 요구다. 그걸 느끼면 당신은 뭔가를 해야한다. 반면에 긍정적인 감정은 적절한 행동을 했을 때 주어지는 보상이다. p.55

감정은 단지 길잡이일 뿐이다. 다시 말해, 신경생물학이 우리에게 전하는 제안일 뿐 명령은 아니다. 그러므로 감정을 절대적으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 사실 난 감정을 의심하는 습관을 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p.55

나를 되돌아보면, 여러 상황이나 조건들에 대해 느끼고 있는 감정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 감정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하는지 고민한다. 그 고민은 이성적이 아닌 감정적인 고민이며, 감정적으로 다음 행동을 결정했다. 성숙하지 않았다. 제안을 명령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이러한 꼴을 당했으니, 또는 이러한 꼴에 처했으니, 이렇게 반응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이 일상적인 내 모습이었다. 그러나 책에서는 이를 이성적으로 고민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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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못나고 가치 없다고 여기는 사람도 실은 허세꾼이라는 건 잘 모른다. 세상만사를 다 끌어들여 자신을 피해자로 몰아가는 사고방식도 엄청나게 이기적인 태도다. p.80

스스로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것 또한 자신이 (나쁜의미로) 특별하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남에게 어떻게 평가되는 것을 둘째치고 스스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스스로에게 매우 훌륭한 도피처를 제공하며 스스로를 위안하게 한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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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보면 답은 간단하다. "닥치고 그냥 해!" p.178

그러나 정작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자신이 선택한 고통을 견디는 법이다. p.179

어떤 일을 하기 전에 고민하는 이유는 하고 나서 그 이후의 벌어질 일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벌어질 일들에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 일들을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 간단히 닥치고 그냥 해라고 이야기한다고 해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용기가 필요하다. 벌어질 일들을 이겨낼 용기가 필요하다. 누구나 자신의 일이 아닌 다른 이의 이야기를 봤을 때, 결론은 너무 자명하다. '그냥 하면 되는 일인 것을'. 그러나 다른 이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지 자신의 상황에 대입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용기가 쉽게 생기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냥 하면 되는 일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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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길은 수많은 선택지를 거부하는 것이다. 한가지에 몰입하라. 자유를 얻을 것이다. p.191

하나의 가치를 선택하려면, 나머지 가치들을 거부해야 한다. p.197

무엇을 거부하느냐가 우리를 규정한다. p.197

너무나도 간절히 하고 싶은 선택이다. 너무 어렵다. '그냥 하면 되는 일인 것을'. 그러나 그것이 어렵다. 용기가 필요하다.


결국 '무엇을 하고 싶은 가' 보다, '어떤 것들을 견녀낼 수 있는 가'를 생각해 보라고 하는 것 같다. 그러한 생각이 '무엇을 하고 싶은 가'에 대해 결정했을 때 용기를 가지고 잘 해 낼 수 있으리라고 이야기하는 듯 하다.

한 마디로 묻는 것이다.
너는 성숙하였는 가?



e.riny

e.riny

I know what I know not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