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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단지 회사원일 뿐입니다. #3

저도 단지 회사원일 뿐입니다. #3

아래의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하는 것이므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완전히 잘못된 생각일 수도 있다. 다만 이 시점에서의 개인 생각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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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닌 절차에 의해서 일이 진행되는 회사

회사란 그런 곳이다. 사람 한둘에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하고, 감정적 소모가 불필요하도록 업무 진행을 위한 절차가 존재한다. 구성원은 이 절차를 반드시 숙지, 지킬 것을 요구받는다. 구성원은 이 사실을 자연스레 인지하고 따르며 일을 진행한다. 일을 진행하던 담당자가 자리를 비우거나 영구적으로 이탈하더라도 다음 사람이 이전 진행된 절차를 확인함으로써 회사는 일의 진행에 대한 안정성을 보장받는다.

직원은 감정을 배제하고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업무만 아니라면 부딪힐 일이 없으며, 사적으로 시간을 나눠야 할 필요가 없도록 돕는다.

그런데, 여러 해의 시간과 그 시간을 보낸 구성원을 통하여 검증된 절차가 아닌, 이제 막 세워진 절차는 미흡하다. 검증을 거친 절차조차도 예외 상황은 언제나 발생한다. 절차에 의해서 일이 진행되도록 하더라도 그 일을 하는 주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절차 아래에서 일을 진행하더라도 자아가 드러날 수 있으며 그 자아는 구성원 간의 협의와 협력을 잘 끌어내기도 하며 반대로 충돌하게 하여 일을 방해하기도 한다. 사람은 이성적이기 어렵다. 이성적 판단의 기준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제쳐놓더라도 객관적이라고 못 박기 어려운 것이 사람이다. 모든 상황에 대한 판단에 대해 주관적인 경험과 주관적인 생각이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절차는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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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을 반영하지 않는 절차

정해진 규칙을 지켜야 하는 것은 사람이며, 사람은 자신의 만족스러움과 별도로 규칙을 지킬 수 있는 존재이다. 그러나 자신의 자아와 규칙은 언제나 충돌할 수 있다. 충돌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가 있다. 목소리를 강하게 내기도 하고, 새로운/변경된 규칙을 제안하기도 하고, 불만을 표하면서 따르기도 하고, 단념하고 따르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것도 회사가 원하는 반응은 아니다.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를 원하며 차선으로 불만이 있더라도 수용하기를 원한다. 그것이 규칙을 규칙으로서 존재하게 하고, 공통된/통일된 행동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적극적일수록 일의 진척에 있어 매우 도움 된다.

그렇다면 절차는 구성원을 이해한, 구성원의 특징을 반영하여 세워져야 한다. 물론 100%의 구성원을 포함하기 어려우나 대다수가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어디 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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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잘 지켜져 온 절차는 문제없을까?

오래도록 사용되어온 절차는 신뢰할 수 있다. 세워지고 부딪히며 교정되고 변경되면서 사라지지 않은 절차는 충분히 합당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만큼 다시 확인될 필요가 있다. 그 시간 동안 구성원이 변경되었을 수 있다. 변경된 구성원에게 오래된 절차가 불필요하거나 부적합할 수 있다. 구성원이 변경되지 않았더라도 사람은 변한다. 변화에 맞추어 회사의 분위기가 구성 등 많은 것이 변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오래된 절차는 일을 진행함에 있어 발목을 잡고 있을 수도 있다. 절차란 그런 것이다. 결국 사람이 하기 위한 것, 회사가 기대하는 일의 나아가야 할 바이니, 일의 주체가 되는 사람에 맞추어, 사람에게 관심을 두고, 사람을 반영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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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를 세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 그 부분은 대다수가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어렵다고 하여 일방적인, 절차에 의한, 사람에게 무관심한 절차를 세우는 것에 대한 핑곗거리는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 답답하다. 절차를 만드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을 잊은 듯하다.

그래 봐야 나는 회사원일 뿐이다. 본인의 자아와는 별도로 지켜낼 수밖에 없으니 슬플 뿐이다.

Main Image Ref : https://www.pexels.com/photo/man-having-a-phone-call-in-front-of-a-laptop-859264/



e.r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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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know what I know not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