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ye, halcyon days...

돌발성 난청 이후

돌발성 난청 이후

https://eriny.net/2019/03/09/sudden-sensorineural-hearing-loss/

휴가를 사용해서 1주 쉬었다. 쉬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자고, 밥 먹고, 약 먹는 시간을 반복할 뿐이었다. 회사 복귀 후 1주를 보내면서 완전히 나아지기를 기다렸다. 병원에서 청력이 모두 돌아왔다고 했다. 그 말을 믿고 회사로 복귀했다. 잘 들렸다. 그런데 조금 큰 소리에 쉽게 놀라고 이따금 귀가 아팠다.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정말 괜찮은 걸까?


회사 생활 속에서 많은 압박감을 느꼈다. 다른 이에 의해서, 스스로에 의해서. 이런 것들이 불안감을 조성했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회사 가기 싫다'고 내뱉고, 현관문을 나서면서 회사 가지 않을 온갖 말도 되지 않은 이유를 머릿속으로 찾아본다. 출근길 내내 연차를 사용하고 쉬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하루는 점심 식사하러 가는 길에 무단횡단했다. 회사 동료가 사고가 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했다. 그 말에 대한 대답을 머리를 거치지도 않고 '사고 나면 입원할 테니 출근 안 해도 돼서 좋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대답 후, 입에서 나간 소리를 다시 생각해보니 '아~ 나 정상이 아니구나' 싶었다.

뒤를 돌아보니 이런 생활을 5년째하고 있었다.


다시 병원에 갔다. 소리는 예전에 비해 잘 들리지만 한 번씩 아프다고 했다. 다시 청력검사 후 내가 너무 민감하다고 의사가 이야기했다. 마음을 편하니 먹으라고 했다. 그래야 한다고, 그래야 잘 나을 것이라고 했다. 그때 의사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것이 지금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라고.

일상은 변하지 않았다. 바쁜 일정 속에서 엉망인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일은 계속해야 했다. 너무 힘들다. 마음이 너무 힘들다. 힘들다. 힘들다. 그 와중에 귀는 여전히 한 번씩 아프다. 휴식이 필요하다.

그렇게 휴직하게 되었다.


휴직 후 2주가 지났다.
집으로 돌아와 시간을 보내면서 딱 한 번 불편함을 느낀 것 말고는 너무 멀쩡했다. 그런데 무엇이 그리도 힘들게 하는 걸까? 이상하게 점점 더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다. 무엇이 그리도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

아내는 그 한번이 신경 쓰였나 보다. 다른 사람의 소개를 통해 다른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 다양하게 검사하고 나서 청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편두통이나 스트레스가 심하면 다양한 불쾌한 소리( 크거나 시끄럽거나 )에 민감한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두통약에 의해 일시적으로 해결된다고 한다. 너무 불편하거나 힘들어지면, 저녁에만 먹을 수 있도록 안정제를 처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그 정도로 심각한 상태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

내게는 일시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나 이러한 상태를 영구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처방은 없다는 것으로 들린다. 온갖 것에 짜증이 나고 그 짜증을 스스로 누그러뜨리느라 에너지를 다 소모하는 것만 같다. 뒷산을 걸어 올라갔다오는 동안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며칠째 비가 오면서 그럴 수 없으니 이 생각으로 다시 짜증이 밀려온다.

어떻게 해야 생각이 사라질까? 라고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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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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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know what I know nothing.